국내 연구진이 빛을 이용해 전립샘암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엄숭호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사진)팀은 치료제가 암세포에 충분히 접근한 후 빛을 이용해 약물을 대량 방출하게 하는 신개념의 암 치료법을 개발했다고 17일 밝혔다. 기존 치료제는 암세포에 완전히 접근한 뒤 작용하는 게 아니라서 치료 효율이 그리 높지 않았다.
연구의 핵심기술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DNA나 RNA 같은 물질을 이용해 만든 고분자 나노 구조물이다. 이것은 전립샘 암세포를 제거하는 약물(독소루비신)을 담은 채 암세포에 스스로 찾아가 달라붙는다.
두 번째는 나노 구조물의 한쪽 끝에 빛을 받으면 온도가 높아지는 금 나노 막대를 붙이는 것이다. 금 나노 막대에 적외선을 쪼이면 ‘달궈진’ 막대 때문에 나노 구조물이 변형된다. 그 결과 구조물 안의 약물이 빠른 속도로 방출돼 암세포를 죽인다. 금속 나노 막대 자체로도 암세포 제거가 가능하다. 빛을 받은 막대는 약 42도의 열을 내는데 암세포는 정상 세포와 달리 구조가 불안정해 이 정도의 열로도 쉽게 파괴할 수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보건재료과학 분야 권위지 ‘어드밴스트 헬스케어 머티리얼스’의 14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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