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서강대 연구진, 초간단 초정밀 암 진단하는 구조체 개발
암 진행과 전이 여부, 30분 안에 동시 진단 가능해졌다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 속에 존재하는 마이크로RNA과만 결합하는 DNA나노구조체를 개발했다. 구조체 끝에는 결합시 빛을 내는 입자체가 있어 진단이 쉽게 했다. – 성균관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암을 진단할 때 진행 단계와 전이 여부까지 한번에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엄숭호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최정우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팀과 공동으로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과정에 대한 정보를 30분 안에 진단할 수 있는 DNA 나노구조체를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금까지 암을 진단할 때는 암세포에서 나오는 특이 단백질(암 표지자)을 확인하는 방식을 활용했다. 전이 여부를 알려면 또 다른 단백질 표지를 추적해야 했다. 이번에 개발한 방법은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기 시작하는 초기 단계부터 전이 여부까지 바로 알 수 있다.
연구팀은 암의 종류와 암 진행 단계에 따라 ‘마이크로 RNA’가 발현되는 정도가 다르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마이크로 RNA는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작은 RNA 조각을 뜻한다. 정상세포가 암세포로 바뀌는 가장 큰 원인은 유전자가 발현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이상현상 때문이다. 마이크로 RNA가 비정상적으로 작동해 암세포가 되고, 전이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여기에 주목한 연구진은 암세포 속 마이크로 RNA에만 반응하는 나뭇가지 모양의 DNA 나노구조체를 만들었다. 구조체 끝에는 마이크로 RNA를 만났을 때 빛을 내는 형광 입자체를 붙여 확인이 쉽게 했다.
엄 교수는 “검사자 몸에서 떼어낸 조직이나 피로 진단하는 방식이어서 임상 시험이 까다롭지 않다”며 “연구자금이 뒷받침된다면 이르면 5년 뒤 의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현재 이 방법으로 유방암세포나 전립선암세포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앞으로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DNA 나노구조체가 세포막을 통과해 세포 속으로 잘 들어가도록 표면을 지질막으로 코팅하는 방법 역시 추가로 개발했다.
엄 교수는 “이 연구성과는 암 검진 시간을 크게 줄이고 진단의 정밀도를 높인 것”이라며 “조기 발견이 중요한 암 치료, 환자 상태에 따른 맞춤 치료 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 18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