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엄숭호 교수, 창작산맥 신인문학상 수상
– 창작산맥 신춘문예 공모전 입상… 소설가 등단
– 단순 공학 기술자 아닌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 하는 공학자’ 되고 싶어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엄숭호 교수가 지난 3월 18일(토) 열린 제14회 김우종문학상·창작산맥문학상 시상식에서 소설부문 신인문학상을 수상하여 소설가에 등단하였다. 엄숭호 교수의 소설 ‘유전자 군상(群像)의 뫼비우스’는 창작산맥 제43호에 실렸다.
엄 교수의 소설은 2030년 생명과학자인 주인공이 DNA 수정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하던 중 함께 신약을 개발하던 동료의 죽음을 맞닥뜨리며 시작된다. 동료가 개발된 신약을 자신의 배우자에게 테스트하려 하였으나 이를 거부한 배우자에 의해 충동적으로 살해되었음을 주인공은 알게 된다. 소설은 인간 또는 연구자의 욕망과 동시에 움직이는 인간성과 사회의 파멸을 포착하고 시대의 첨단에서 우리 사회나 개인 그리고 문명의 이행에 대한 사유의 장을 제시하고 있다.
엄숭호 교수는 “어릴 적 아버지의 서재에 꽂혀있던 세계문학전집을 통해 문학을 접했고 당시 소설가 알베르 카뮈는 나에게 아이돌과도 같았다.”고 말했다. 엄 교수는 과학자의 길을 걸으며 그때의 감흥이 흐릿해졌으나 미국 유학 중 많은 과학자들이 문학생활을 병행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엄 교수는 “그들의 작품을 보고 사유하며 스스로 펜을 들고 직접 써보고 싶었다. 시인의 경지에 이른 과학자 루이스 토마스처럼 되고 싶었다.”고 소설 집필 배경을 밝혔다.
실제 고대 그리스, 플라톤 시대에 과학과 철학은 하나였다. 14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지금 우리가 부르는 ‘과학’은 당시 ‘자연철학(Natural Philosophy)’으로 불렸다. 지금은 20세기 실증주의 영향으로 과학과 철학이 철저히 분리되어 있지만 공학자들이 세상을 이롭게 하고 번영시키기 위해서는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어 둘을 융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엄 교수는 말한다.
엄숭호 교수는 “단순 공학 기술자가 아닌 ‘자연철학을 하는 고귀한 과학자 혹은 공학자’가 되고 싶다”며 “이질의 경계에 사는 집단이 더욱 풍성해져서 과학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하였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