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 간담회서 젊은 연구자들에게 조언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기자 = “많은 이들이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하는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노벨상을 받기 위해 연구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안정적인 페로브스카이트 태양전지를 개발, 태양전지 분야 석학으로 꼽히는 박남규(62)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8일 서울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대회의실에서 열린 ‘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 간담회’에서 연구비 지원 대상자로 선발된 젊은 연구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박 교수는 “여러분의 연구가 인류의 삶 또는 세상을 더 낫게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면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 노벨상을 받는다는 것은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 인류를 행복하게 할 수 있는 과학기술임을 인정받는 것”이라며 젊은 연구자들의 도전 의지를 북돋웠다.
그는 또 “국제적으로 많은 학자를 사귀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며 젊은 연구자들에게 연구실에만 머물지 말고 국제학술대회나 학회에 자주 나갈 것을 권했다.
자신도 태양전지에 관해 첫 번째 주요한 논문을 쓸 때 자신의 연구실에서 기초연구 측정을 할 수 없었지만, 친분 있던 스위스의 한 교수 연수실과 공동연구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는 또 자신의 연구 결과와 관련해 유럽의 교수들이 신속하게 학술지 제출을 권유해 받아들였는데, 자신의 논문 발표 후 3개월 뒤 비슷한 주제의 다른 연구자의 논문이 발표돼 자신의 독창성을 인정받을 수 있었던 일화도 소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은 ‘한 우물 파기 기초연구’ 지원 사업을 올해 시작, 김유형 서울대병원 교수와 김영기 포항공대 교수 등 박사학위 취득 후 15년 이내 젊은 연구자 15명의 혁신적 기초연구 과제에 연 2억원 내외 연구비를 10년간 지원하기로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박 교수 등 선배 연구자의 조언과 격려 외에도 과기정통부의 기초연구 정책소개, 연구자들의 연구 주제소개와 대담 등이 이어졌다.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한 우물 파기 사업을 통해 많은 연구자가 원하는 연구에 장기간 몰입해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해 가기를 희망한다”며 “정부도 장기적 관점에서 기초연구에 꾸준히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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